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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예찬

영화 <결혼 이야기>에 등장한 위스키는?

by 오베라 2020. 1. 8.

 

 

<결혼 이야기(Marriage story, 2019)>는 어느 한 부부의 결혼부터 이혼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서로가 이혼을 결심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 양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결혼의 과정도 만만치 않지만 이혼은 그 이상이란 걸 재차 깨달았다. 연인과 헤어지기도 쉽지 않은데, 부부는 어떠랴.

니콜(스칼렛 요한슨)은 찰리(아담 드라이버)가 자신의 커리어를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할리우드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지만, 연극 연출을 하는 찰리를 만나 동부인 뉴욕에 정착했다. 다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커리어는 단절된다. 그 외의 몇 가지 이유가 더해져 이혼까지 결심한 그녀는 바로 뉴욕을 떠나 자신의 일과 가족이 있는 LA에 정착한다. 아이마저 데려갔기 때문에 아쉬워진 찰리가 LA에 방문하기 시작한다.

찰리가 니콜의 집에 도착하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혼 고소장이었다. 변호사 없이 진행하려던 찰리와 달리 니콜은 변호사를 고용한 상태였다. 고소장을 받아든 찰리는 어쩔 줄 몰라한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꿈 속에 있는 것 같다는 표현(I feel like I'm in a dream)마저 한다. 그의 표현이 무색하게 이혼은 서늘한 현실이었다.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찰리에게 니콜은 찬장에서 위스키를 꺼내 잔에 따른 뒤 건넨다.

 

39-40분 즈음에 등장 (출처: 넷플릭스)

 

그녀가 그에게 건네던 위스키는 어떤 것이었을까.

바로 맥캘란, 그 중에서도 2018년 리뉴얼 전의 맥캘란 12년 파인 오크로 보인다. 가장 뚜렷하게 등장한 장면이 이미지 정도라 유추가 쉽지 않았지만, 병 모양과 상단의 짙고 푸른 라벨 그리고 중간의 황금색 띠가 둘러진 라벨을 모두 본 뒤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꽤 오랜 시간동안 맥캘란 홈페이지와 올드 보틀 이미지들을 열심히 비교해봤다) 

cf. 또한 이미지 뒤편에 있는 붉은 병의 그랑 마니에(오렌지 리큐어) 마저 부엌에 있는 걸 봤을 때 니콜의 가족은 술을 즐기는 집안이라고 짐작 가능하다.

니콜이 들고 있던 술은 아마도 이 친구다.

 

 

 

맥캘란 12년 파인 오크는 유러피안 셰리 오크통, 아메리칸 셰리 오크통, 아메리칸 버번 오크통으로 세 번 숙성 했다. 라벨만 봐도 오크통이 세 개 그려져 있고 상단에 세 번 숙성했다고 표기되어 있다. 셰리와 버번 오크통으로 모두 숙성했기에, 과일과 바닐라 풍미를 균형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출처: 넷플릭스

 

니콜은 찰리에게 잔을 건네지만, 결국 그는 마시지 않고 내려 놓는다. 너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는 거친 술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맥캘란 파인 오크는 2018년 4월에 있었던 리뉴얼에 맞춰 트리플 캐스크로 이름이 바뀌고, 병 모양과 더불어 전반적인 패키지도 변경됐다. (개인적으로 리뉴얼 이전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든다)

결혼 이야기 위키피디아(https://en.wikipedia.org/wiki/Marriage_Story_(2019_film))에 따르면, 촬영이 2018년 1월부터 4월까지 이뤄졌다고 한다. 만약 시점을 조금만 늦춰 여름에 진행 했더라면 아마도 새로운 패키지의 맥캘란이 등장하지 않았을까.

기쁨을 함께 나누는 장면에서도 위스키를 발견할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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