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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즐거움15

맛있는 소설 (이용재) 음식 평론가가 쓴 소설 속 음식 이야기. 앞으로 쓰고 싶은 책과 유사한 결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큰 기대를 하며 읽은 책이다. 전문가의 시선으로 음식을 톺아보는 점은 배울 점도 많고 좋았으나, 전반적으로 정리가 잘된 글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는 것이 워낙 많은 분이어서 그런지, 글의 전개방식이 너무 자유롭게 느껴졌고 왜 이 책이고 왜 이 음식이었는지가 공감가지 않은 점들이 있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조금 더 목차의 카테고라이징과 글마다의 전개방식이 매끄럽게 이뤄졌다면 훨씬 즐겁게 읽었을 책. 2024. 2. 6.
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1 문학상에 관심 있어 오랫동안 궁금했던 책.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제도인 문학상과 공채 제도를 통해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도출하는 접근 방식이 좋았다. 간판이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두 제도는 이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한다. 신진 작가에게 문학상이란 타이틀은 대중에게 실패의 가능성을 낮춘다. 보다 책을 판매하기 수월해지며, 기고와 강연 등 각종 제안이 몰린다. 소설책을 몇 권 냈지만 문학상을 받지 않은 이는, 소설가가 아닌 작가로 명명된다. 문제는 문학상의 문이 매우 좁고, 심사위원이 실제 독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한 수많은 이들은 그 길을 떠나기도 한다. 다양성이 줄어드는 셈이다. 간판의 본질적인 힘을 허물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으로 정보 비대칭.. 2024. 1. 14.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다양한 인간 관계에서 침잠된 여성의 결핍을 어루만지는 소설들. 세밀한 감정 묘사는 이성 독자인 나에게도 큰 공감을 안겨줬다. 특히 을 읽을 때는, 자매가 있는 여성도 아니지만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여성들은 최은영 작가가 있어서 참 행복하겠다 싶었다. 남성들의 공허함을 채워주는 남성 작가 어디 없나. #기억에남기고싶은문장 “언니도 그랬잖아.” 언니는 두 눈을 천천히 깜빡이다가 책상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였어. 언니의 귀와 얼굴, 목이 울긋불긋해지는 걸 나는 가만히 지켜봤어. 언니가 느낄 수치심을 어림하면서 뒤틀린 만족감을 느꼈지. 나는 언니의 무너진 마음 위에 올라서서 입을 열었어. “언니 잘못이라는 말이 아니야. 형부가 언니 인생을 망친 거지. 근데 내가 왜 사과를 해.” 언니는 고개를 들어 낯선 사람을.. 2024. 1. 7.
좋은 기분 (박정수) 새해에 마음가짐을 잡기에 좋았던 책. 일과 삶을 돌보는 태도가 담겼는데 접객의 중요성, 영감보다는 통찰력, 성장보다는 생장 등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단순히 재화 판매가 아닌 철학을 전달하는 공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자영업을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며, 그런 의미에서 직원들에게 읽도록 권하고 싶은 책. #굿바이인사로다시좋은밤되세요를시작해보자 #기억에남기고싶은문장 일의 가장 완벽한 형태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재미있는 일을 재미있는 사람들과 재미있게 한다. 그뿐입니다. (p.66) 접객은 엄연히 프로의 영역입니다. 우리는 여러 번 되풀이하는 말이지만 손님에게는 언제나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p.98) 2024. 1. 2.
번역 : 황석희 (황석희) 영화같은 밤이었다. 평소에 약속이 있으면 미리 도착해 챙겨간 책을 근처 카페에서 읽는걸 좋아한다. 어제는 밤 10시부터 새벽까지 진행되는 행사에 초대받았고, 마침 여유있는 날이라서 9시 정도에 도착해 그동안 궁금했던 에세이를 읽었다. 잘 모르던 직업의 세계와 마음가짐 그리고 딸에 대한 사랑이 인상적인 책이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행사 장소인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었고, 1부는 철저히 익명 기반으로 낯선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MBTI가 e로 시작하기에, 구석에 서서 E들이 활발히 소통하는 모습을 바라만 보다가 호스트에 의해 떠밀린 어떤 남성과 간신히(?)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름과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없으니, 오늘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 2023. 12. 20.
사는 이유 (장인성) Living과 Buying의 의미를 모두 담아 라는 제목으로 탄생한 책. 저자가 애용하는 물건에 가치관을 연결시켜 쓴 에세이다. 저자는 이미 많은 것을 성취했음에도 여전히 초보자의 마음으로 새로운 걸 도전한다. 사실 저자에 대해 알아온지 몇 년이 되었기에, 새롭게 알게된 내용이 많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힘을 빼고 물에 유유히 떠있는 듯한 삶의 태도는 늘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향상심이 느껴지는 에필로그가 좋았다. #기억에남기고싶은문장 어디에 살지 고민하는 건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일이었다. 나라고 믿었던 것들은 사실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을 포함한 거였다는 걸 이제 안다. 그럼 나를 어디에, 어떤 환경에 두면 좋을까. 나에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부일까 명예일까 권력일까. 그것도 아니면 무엇일.. 2023. 12. 10.